개요 일전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 신세를 지고 나온 후 그에 대해 신경과 진료를 보았는데, 그냥 실신이면 그래도 괜찮지만 경련일 가능성을 배제 못하니까 뇌파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응급실도 그렇고 신경과도 그렇고 실신은 별거 아닌걸로 취급하는데, 원인 밝히기 힘드니 그냥 전조증상 발생했을때 안 다치게 바로 주저앉거나 기대라는 말인 것 같다. 예기치 못한 응급실 구경 - 기립성 저혈압? 6월 18일 금요일. 119 구급차로 입원했고, 내 발로 걸어서 퇴원했다. 이만하면 다행인거지? 당장 죽을 운명은 아닌가보다. 이날 이십초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평소에도 앉거나 누워있다 갑자기 strokesurvivior.tistory.com 서맥(느린 맥박)에 대한 궁금증 그러고나서 집에서 사용하려고 혈압계를 샀다..
최근 책 한권을 다시 읽었다. 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뇌에 관한 과학적 사실들을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담은 교양 에세이다. 베테랑 신경외과 의사이자 저명한 신경과학자인 라훌 잔디얼이, 그가 처음 뇌 수술을 집도했던 수 www.aladin.co.kr 신경외과 의사인 저자의 뇌 수술 사례에 대한 책으로서, 각종 뇌 질환을 앓는 사람의 사례와, 그것을 외과적으로 해결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이 책은 공교롭게도 내가 뇌혈관이 막혀 병원에 입원하기 두어달 전에 우연히 보고 마음에 들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이다. 그 때는 내가 뇌에 문제가 생길 줄 꿈에도 몰랐지. 이제는 책 내용을 까먹기도 했고, 환자가 되고서 다시 읽으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아 다시 대출했다. 이 책을 발견하기 전..
지난 6월 4일, 심장 검사를 했다. 뇌경색이 발생한 젊은 환자가 다른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 심장 쪽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경과 의사의 말이 있었고, 나는 뇌졸중 환자로서 비교적 젊은 40대인데다가, 고혈압도, 당뇨도, 비만도 없고 꾸준히 운동도 해왔기 때문에 발병 원인을 찾고 재발을 막기 위해 심장 검사를 하게 된 것이다.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하는데, 그냥 내 가슴 위로 하는 초음파를 먼저 하고, 이후 입으로 기구를 넣어서 하는 경식도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한 번 더 했다. 경식도 심장 초음파를 하면 그냥 가슴 위로 할 때 가려서 안 보이는 부분까지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위장 질환 검사를 위한 위 내시경은 여러번 해 보았기에 뭐 이까짓것 하고 들어갔는데, 초음파 검사를 위한 기구는 관이 ..
6월 18일 금요일. 119 구급차로 입원했고, 내 발로 걸어서 퇴원했다. 이만하면 다행인거지? 당장 죽을 운명은 아닌가보다. 이날 이십초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평소에도 앉거나 누워있다 갑자기 일어나면 시야가 좁아지며 핑 도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날도 늘 있던 정도라 생각해서 주저앉지를 않고 식탁 잡고 서서 버티다가 그만 실신을 한 것이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은건 1. 식탁위로 넘어지고 2. 그앞 의자위로 떨어진 후 3. 의자와 함께 넘어지는 3단계를 거치며 충격을 단계적으로 흡수했기 때문. 물론 난 의식을 잃었기 때문에 위의 과정을 기억하지는 못하고 그저 어지러워 식탁을 짚은 기억 다음엔 나를 소리쳐 부르는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를 누워서 들은 기억으로 건너뛴다. 머리 CT를 찍고 링겔 맞으..
시작은 아내였다. 집에 온 필라테스 전단지 속에 있는 ‘재활 필라테스’란 문구를 본 아내가 직접 전화하여 물어보니 일단은 근골격계 재활을 주로 하지만, 신경계 재활에 대해서도 가능은 하니 방문해보라는 이야기. 재활 필레테스가 가격은 일반 필라테스보다 비싸지만 뭔가 나를 위한 맞춤형 훈련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의사가 병원에서 하는 재활은 내게 별 의미가 없다고 했고, 그럼에도 나는 내 몸에 고통과 불편이 있는 상황이라 대체 어디서 어떻게 재활운동을 하며 신경가소성이 좋은 초기 재활 시기를 보내야 하나 막막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게 딱 맞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진다. 먼저 필라테스 1회 시범 레슨(유료)을 받아보기로 했고, 첫 레슨 받으며 부원장님이 내 상태 보더니, 나는 굳이 재..
뇌에 병을 얻은 사람이 되었으니 뇌에 관한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간편한 인터넷 검색도 자주 하지만, 책으로 출판된 자료만이 가지는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퇴원 후 몇 권의 책을 찾아 읽었고, 다섯권의 책들을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1.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뇌과학자의 뇌가 멈춘 날) / 질 볼트 테일러 퇴원 후 가장 먼저 읽은 책이다. 평소 뇌에 대해 연구하던 뇌과학자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후 스스로의 증상과 회복에 대하여 쓴 글. 전문가의 시각과 동시에 환자의 시각에서 이야기하는 점이 특이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다만 중반 이후 조금 흐름이 벗어난다 싶은 부분이 있어 적당히 건너 뛰며 읽었다. 내가 뇌경색으로 입원한 중에 큰 딸이 먼저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왔다는데..
이 유머 짤을 예전에 봤을땐 재미있게 웃었는데, 실제 비오는 날마다 욱신거리는 환측 어깨가 괴로워 침대를 데굴데굴 구르는 몸이 되고는 웃을 수만은 없는 유머가 되었다. 근데 다시 봐도 웃기긴 웃기다 ㅋㅋㅋ 모 환우 모임 게시판에 선배님들 어떻게 하시나 물어봐도 답이 안 달리고 그저 슬퍼요 이모티콘만 줄줄이 붙는 것 보고 고개를 끄덕끄덕 할 수 밖에 없었다. ㅠㅠ 그러다 한 분이 뾰족한 방법 없고 친구려니 여기고 잘 토닥이고 달래가며 같이 살아야 한단다. 그러다 지난 주에 다시 며칠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이상할 정도로 평온하게 지나갔다. 불과 그 전 주에 비올 때 신경통이 거슬려 잠옷 상의 조차 못 걸치고 있던 몸이 이렇게 나아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 필라테스 일주일 빡시게 한 효과를 바로 보는 건지, 아니..
포토몬에서 인스타북 0원 이벤트를 지난 5월에 했다. (지금은 끝났다, 포스팅이 너무 늦어 죄송...) 스마트폰 앱을 받고 폰에서 주문하면 배송료 2500원만 내고 인스타북이란 작은 포토북을 받을 수 있는 행사. 건강한 몸으로 자전거 타던 그때가 그리워 자전거 타던 사진들로만 채워 한 권을 주문했더니 주문한 다음 날 바로 배송되어 왔다. 여태 이런저런 여행과 일상 사진으로 십수권의 포토북을 만들어봤지만, 가족 사진이 등장하지 않는 포토북을 만들어보긴 처음인 듯. 무료행사의 덕분이다. 2019년 봄에 로드 자전거 입문해서 2년쯤 신나게 타며 참 행복했다. 그런데 오른쪽 몸이 굳어 둔해진 지금은 다 꿈같다. 신나게 자전거 타는 2년짜리 꿈을 꾸다 깬건지, 자전거 신나게 타다 잠든 내가 지금 잠시 악몽을 꾸는..
나의 뇌경색 이야기 듣고 안부 묻는 친구들에게 농반진반으로 “나 뇌세포가 죽어서 머리가 좀 나빠졌어 ㅋㅋㅋㅋㅋㅋ”하면 어떤 친구들은 “너는 원래 머리 좋았으니까 좀 나빠져도 괜찮아”라고 위로해준다. 난 그 소리가 빈말이라도 참 듣기 좋다. 실제 머리가 얼마나 나빠졌나 지금 객관적 수치로 볼 수는 없겠지만, 정말 그 위로대로, 좀 나빠졌어도 괜찮을 수준까지만 나빠진거면 좋겠다. 나는 이 병의 생존자로서 젊다면 젊은 사십대이기에, 또래 친구들에게 내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는 것은 꽤나 생소한 일일거다. 나도 이 병을 겪기 전에는 어렴풋이밖에 몰랐으니. 그나마 부모님이나 가까운 어른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친구들은 좀 더 관심도 있고 이해도도 높은 편. 나 같는 사람을 영어로는 stroke survivor라는 말을..
2021년 4월 14일, 입원 10일차에 집으로 퇴원했다. 담당의는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매우 불행이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사람들 중에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네이버 뇌졸중 환우 카페에 가봐도 환자 당사자보다 보호자가 쓴 글이 더 많은 것을 보면, 직접 내 병에 대해 기록할 수 있는 나는 정말 경증에 속하는 후유증만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처음 입원시에는 재활병원 이야기도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퇴원 전 마지막 진료 시에 담당의는 병원에서 하는 재활은 내게 무의미하다고 했다. 퇴원 후 한달 남짓 기간, 기회 되는대로 나가서 걷기도 하고 때로는 집에서 스쿼트나 푸시업 같은 간단한 운동도 하고 있다. 그리고 책도 읽고 이렇게 글도 쓰며 일상 속의 재활을 하고 있다. 다만 앞에 열거한 모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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