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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진료 개요

 

며칠 전 병원에 심장내과 외래 진료 다녀왔다. 한 달 전, 내 뇌경색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난원공개존증을 막기 위해 삼박사일 입원하여 시술을 받고 퇴원한 이래로, 한 달만에 잡힌 첫 심장내과 외래진료이다.

 

난원공 개존증 시술 후기

2달 전부터 예정된 난원공 개존증 시술 받으러 지난 주 입원했다. (응급상황은 아닙니다😆.) ▶ 개요 4월에 갑작스러운 뇌경색 발병 후 그 원인을 찾는 여러가지 검사를 했고,  1) MR 촬영으로 찾

strokesurvivior.tistory.com

 

아무 생각 없이 카카오톡으로 안내되는 진료 시간만 보고 한 삼십분 먼저 도착했는데, 알고보니 진료 시간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서 미리 검사를 받고 대기해야하는 것이었다. 물론 퇴원 시 외래진료 잡아주며 이런 절차를 다 안내해 주었으나, 한 달 사이 내가 다 까먹은거다.

뭐 암튼 도착하자마자 열심히 검사 받고, 심장내과에는 이야기 해서 원래 시간보다 한시간 쯤 후에 진료받는 것으로 했다. 검사는 피검사,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딱히 어려운 검사는 없다. 심장초음파는 퇴원시점 받았던 그것으로 되었는지 이번에는 없었다.


검사와 진료 받기

 

아산병원 정원에서. 나무 색이 이제 가을 빛이 좀 나는 듯…

검사 결과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진료 보아야하는데 북적이는 실내에 있기 싫어 병원 정원에서 대기했다. 큰 병원답게 정원도 잘 꾸며놓아 좋다. 대기하는 한 시간 동안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문다. 검사결과 이상 없겠지? 백신도 맞으라 하겠지? 운동도 하라고 하겠지? 약은 계속 먹으라 하겠지? 다음엔 언제 오라고 할까? 솟아오르는 오만 궁금증을 눌러가며 시간 때우기.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검사 결과가 도착했는지 진료과에서 얼른 오라고 안내를 준다. 그렇게 심장내과 담당 선생님을 만났다. 심전도 피검사 다 이상 없고, 엑스레이를 보여주며 여기 이게 난원공 막은 기구라고, 엑스레이 찍으면 이게 이렇게 하얗게 보여야 한다고 설명해주신다. 아하 내 심장 속에 저런게 들어있구나 (신기). 시술 잘 됐으니 이제 심장내과에는 일 년 후에 검사하러 오면 된다고 한다. 이 순간을 위해 휴대폰에 메모해 놓은 것들을 열심히 질문한다.

 

Q. 코로나 백신 맞아도 되나요?

A. 당연하다.

 

Q, 일 년 후에는 경식도 초음파하나요? 

A. 일반 초음파다. (휴.. 다행)

 

Q. 운동 해도 되나요? 혹시 힘든 운동해서 심박수가 올라가면 혈전 확률을 올리지는 않나요?

A. 그런거 걱정할 필요 없다, 올림픽 나가도 된다. (^^;;)

 

Q. 약(항혈전제 등)은 언제까지 먹나요?

A. 심장내과에서는 통상 반 년 먹으라고 하는데, 더 먹을지 말지는 신경과 의견을 받아라.

 

그렇게 신경과 예약을 잡고 가라해서 예약 잡은 신경과 진료는 무려 12월(....) 네, 두달이 넘게 걸리는군요. 기다려야죠.

 


 

 

약 타오는 길

 

인적이 드문, 약국 가는 길

뇌경색 후유증으로, 아직 운전대 잡는 것은 조심하고 있어 뚜벅이다. 뚜벅뚜벅 걸어서 약국 가는 길. 어마어마한 병원 규모 대비, 약국까지 걸어가는 행인은 많지 않다. 다들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버스/택시 등을 타는게 아닐까 추정된다.

약국에서 계산하려니 십 만 원이 넘게 나온다. 약이 한보따리. 반년에 달하는 처방일수를 생각하면 십 만 원이 딱히 비싼게 아니기도 하다. 실제 약값은 훨씬 큰데, 국민건강보험 제도 덕분에 내가 내는 돈보다 공단이 내주는 돈이 더 많으니.

약이 한보따리


 


조금씩 일상 회복 중


무너진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나는 뇌졸중/뇌경색을 앓은 사람치고는 비교적 젊고 후유증이 가벼운 편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기 얼마간은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하던 일도 다시 시작하고, 여러가지 일상도 회복해가고 있었지만, 이번 시술을 계기로 그 회복 속도에 좀 더 가속을 붙일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백신 예약 메시지

시술에 영향을 줄까봐 미루어 두었던 코로나 백신 접종도, 9월 말까지였던 예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막차타고 접수 완료 했다. 


병을 얻기 전 그렇게 좋아하던 자전거도 다시 타기 시작했다. 구멍 난 내 심장도 못 믿겠고, 환측 운동능력도 믿을 수 없어 접어두고 있었는데, 시술 잘 됐다는 말에 힘입어 살살 타기 시작했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잘 봐가며 조금씩 늘려나가볼까 한다.

 

이 모든 것이 다 지난 4월 발병해서 쓰러졌을땐 상상도 못하던 일이고, 돌이켜보면 나는 참 운이 좋았던것 같다.

 

이 글을 찾아 들어오시는 뇌졸중 환우/보호자 여러분들도 행운이 함께하시길, 그리고 항상 어제보다 좋은 오늘 되기를 기원한다.

취미였던 로드자전거를 다시 시작했다.